미국 State Seal of Biliteracy 그리고 NAKS 한국어 능력시험 평가
|
지난 1월 21일(현지 시각), 재미한국학교협의회(총회장 추성희, National Association for Korean Schools, 이하 NAKS)는 '언어 숙달도 기반 한국어 교수법'에 관한 비대면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미국 전역에서 300여 명의 한글학교 교사들이 참여해 ▲ 언어 숙달도(proficiency)의 개념, ▲ 학습자의 수준에 맞춘 한국어 교수법, ▲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숙달도 평가 시험, ▲ 미국 주 정부에서 발급하는 '이중언어 구사 능력 인증서(State Seal of Biliteracy)' 등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중언어 구사 능력 인증서(State Seal of Biliteracy)란? 이중언어 구사 능력 인증서는 미국 내 49개 주(사우스다코타주는 현재 시행 초기 단계로 제외함)에서 시행 중인 언어 능력 인증 프로그램이다. 이 인증서는 고등학교 졸업 예정자 중에서 영어와 한 가지 이상의 외국어에 대해 높은 언어 숙달도를 보인 이들에게 지급된다. 여러 개의 외국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학생이 있다면, 각 외국어에 대해 인증서를 받을 수도 있다.
고교 졸업을 앞둔 11~12학년에게만 주어지는 주 정부의 외국어 능력 공인 증서라는 점에서 특히 이 인증서의 경쟁력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중언어 구사 능력 인증서는 대입이나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더해 많은 공립/주립대학에서도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추세다. 실제로 일리노이 주립대학교 어바나 샴페인(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은 인증서를 가진 신입생에게 외국어 과목에 대하여 8학점(2과목 수강과 동일)으로 대체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취득된 학점은 여타 다른 AP 과목의 대체 학점처럼 학생의 총 GPA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증서를 받고자 하는 학생은 먼저 학교 카운슬러나 외국어(world language) 교사를 만나 상담을 받아야 한다. 학생은 이중언어 구사 능력을 검정 받는 모든 과정에서 주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2017년에 상원을 통과한 법안(Senate Bill 17-123)에서 보장하는 권리라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따라 미국 공교육 기관에서는 학생이 교내 영어와 외국어 수업에서 높은 GPA를 받으면, 이중언어의 숙달도가 우수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 해당 외국어 수업을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럴 때는 외국어 전문 평가 기관을 통해 외국어 숙달도를 검정 받아야 한다.
그 중에서도 미국 외국어 교육 이사회(American Council on the Teaching of Foreign Languages, 이하 ACTFL)의 외국어 능력 시험은 대중적인 평가 방법의 하나이다. 1967년에 설립된 ACTFL은 이름 그대로 미국 내 외국어를 가르치는 교육자들의 모임으로서, 미국 공교육의 언어 프로그램 자문 및 정책 수립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오고 있다.
ACTFL은 2012년에 '숙달도 지침(proficiency guidelines)'을 편찬하며 언어 숙달도의 올바른 측정 방법에 대해 정리했다. 이에 따르면 외국어 숙달도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전 영역에서 측정이 이뤄져야 하며, 그 평가 결과에 따라 크게 5등급(초급-Novice, 중급-Intermediate, 고급-Advanced, 원어민과 유사-Superior, 원어민 급-Distinguished)으로 나뉜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원어민에 가까운 외국어 능력 소유자는 그 수가 적은 편이다. 그리하여 대다수 학생이 속한 초/중/고급을 '주요 3등급'이라 칭하고, 이 주요 등급을 다시 상/중/하(high, middle, low)로 세분화하여 다수 등급의 변별력을 높였다. ACTFL 외국어 능력 시험은 문항은 영어로, 지문은 외국어로 출제되고 있다.
미국 내 한국어의 위치 미 국무부(U.S. Department of State)는 외교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15개국의 언어를 선정, '주요 언어 장학 프로그램(Critical Language Scholarship Program)'을 마련해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해당 언어 및 문화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어는 15개 언어 중 하나로 지정될 만큼 미국 내 외국어로서의 위치가 공고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한국어로 이중언어 구사 인증서를 받은 고등학생의 수는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ACTFL 은 2012 년에 '숙달도 지침(proficiency guidelines)'을 편찬하며 언어 숙달도의 올바른 측정 방법에 대해 정리했다. 이에 따르면 외국어 숙달도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의 전 영역에서 측정이 이뤄져야 하며, 그 평가 결과에 따라 크게 5 등급(초급-Novice, 중급- Intermediate, 고급-Advanced, 원어민과 유사-Superior, 원어민 급-Distinguished)으로 나뉜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원어민에 가까운 외국어 능력 소유자는 그 수가 적은 편이다. 그리하여 대다수 학생이 속한 초/중/고급을 '주요 3 등급'이라 칭하고, 이 주요 등급을 다시 상/중/하(high, middle, low)로 세분화하여 다수 등급의 변별력을 높였다. ACTFL 외국어 능력 시험은 문항은 영어로, 지문은 외국어로 출제되고 있다.
미국 내 한국어의 위치
미 국무부(U.S. Department of State)는 외교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지는 15 개국의 언어를 선정, '주요 언어 장학 프로그램(Critical Language Scholarship Program)'을 마련해 대학생과 대학원생들에게 해당 언어 및 문화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어는 15 개 언어 중 하나로 지정될 만큼 미국 내 외국어로서의 위치가 공고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한국어로 이중언어 구사 인증서를 받은 고등학생의 수는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지난 2021년 캘리포니아주 교육청에서 발표한 '이중언어 구사 능력 인증서 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1학년도 동안 총 65,622건의 이중언어 구사 능력 인증서가 발급됐는데, 이중 한국어는 전체의 1.4%에 해당하는 928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어는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한 스페인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수화(American Sign Language)에 이어 6위(Other Languages 제외)에 올랐다. 한국어 순위가 결코 낮은 것은 아니지만, 이것이 미국에서 재외동포의 비율이 높은 캘리포니아주의 결과인 것을 고려한다면,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를 알리기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
NAKS가 제안하는 '한글학교 활용 설명서' 미국에서 한국어 학습의 장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바로 한국/한글학교(이하 한글학교)일 것이다. 많은 재외동포 가정은 본인 혹은 자녀의 한국어 교육을 위해 주말을 반납하면서까지 매주 토, 일요일마다 한글학교에 간다.
그간 NAKS에서는 재외동포 가정에 한국어, 문화, 역사, 정체성 교육을 전달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 주류 교육에서 한글학교 교육이 '실질적으로' 활용되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NAKS는 SAT 한국어 시험이 폐지된 2021년부터 NAKS 한국어 능력 평가(NAKS Korean Test, 이하 NKT)를 도입했다. 이 시험의 목적은 한국어 숙달도를 검정한다는 것이지만, 그 저변에는 사라진 SAT 한국어 시험을 대체할 수 있는 공식적이고 객관적인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평가 도구를 '한글학교'에서 개발하는 것에 있다.
작년 여름, NAKS의 제21대 총회장으로 선출된 추성희 총회장은 NKT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끈 인물 중의 하나이다. 올해로 제3회를 맞이하는 NKT를 준비하며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추성희 총회장과의 인터뷰가 지난 2월 1일(현지 시각)에 진행됐다.
NKT 시험이 중요한 이유에 관해 묻는 필자의 질문에 그는 "NKT 시험은 ACTFL 숙달도 지침에서 명시한 대로 언어의 4대 기능 -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기능에서의 한국어 숙달도를 면밀하게 측정하도록 만들어졌다."라며 운을 띄웠다. 이어서 "우리 한글학교 학생들이 NKT를 준비하며 학문으로의 한국어를 경험하고, 한국어 시험이라는 것 자체에도 익숙해지기를 바란다. NKT 시험공부를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ACTFL 시험을 포함한 여러 한국어 숙달도 평가 시험을 준비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추성희 총회장은 본인이 교장으로 일하고 있는 워싱턴 통합 한국학교 메릴랜드 캠퍼스의 예시를 들며 설명을 이어갔다. "이중언어 구사 능력 인증 프로그램에 한국어가 포함된 것은 2018년부터였다. 워싱턴 통합 한국학교 메릴랜드 캠퍼스에서는 학기 초마다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여 학부모에게 인증서를 소개해왔다. 이와 동시에 학생들에게 한국어 숙달도 평가 시험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 교사 연수를 실시했다. 또 새로운 소식이 있을 때도 발 빠르게 자료를 공유해오고 있다. 최근 들어 3명의 학생이 메릴랜드주 이중언어 구사 능력 인증서를 받았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의 노력이 결실을 보기 시작한 것 같아 정말 기뻤다. 그리고 이를 미전역의 한글학교 선생님들과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 계기가 돼, 올 초 NAKS 세미나를 준비했다."라며 그는 상기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NAKS는 미국 공교육에서 AP Korean의 정식 과목 채택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나아가 한글학교 수업 시간이 미국 공립학교에서 외국어 학점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도 애쓰고 있다."라고 말하는 추 총회장은 "미국 내 주류 언어로서의 우리 한국어, 그리고 사회적 인식의 동의 - 이는 NAKS가 꿈꾸는 궁극적인 목표에서 맞닿아 있다."라고 마지막으로 덧붙였다
제3회 NAKS 한국어 능력 평가 한편, 한글학교를 다니는 5학년부터 12학년을 대상으로 제3회 NAKS 한국어 능력 평가 시험이 3월 24일(금) ~ 26일(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학생의 일정에 맞춰 삼 일 중에 하루를 택해 시험을 보면 된다.
샘플 시험 문제는 NAKS 홈페이지(https://www.naks.org/jml/activities-naks-korean-test/3-nkt)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시험 신청은2월 22일 수요일에 마감된다. 시험에 대한 문의는 NAKS 박성희 부회장(이메일 This email address is being protected from spambots. You need JavaScript enabled to view it.)에게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