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II 한국어 실시 20년을 돌아보며

                                                                                              - 재미한국학교협의회 전 총회장 및 전 이사장 이광호

■ SAT II 한국어 모의고사 현황
미국 대학입학시험 외국어 과목에 한국어가 채택되어 시험을 실시한 이후 20주년을 맞으며 1996년 4월 당시 이광호 회장이 이끌던 재미한국학교동북부협의회가 모의고사를 실시, 64개 회원학교에서 1,212명이 응시했고 한국학교 관계자는 물론 동포사회가 한국어 열기로 고무됐다.

1997년부터 전국협의회로 이관하여 제1회 전국모의고사를 시작하여 20년 동안 연인원 6만4,397명, 연 평균 3,220명이 응시한 셈이다(7~12학년 대상).

1997년 첫 해 응시자가 4,815명에서 2008년 까지는 3,000여명이더니 올해는 2,196명으로 감소했다.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는 응시자 수를 늘리고 문제의 난이도를 실제시험에 맞추기 위해 해마다 SAT II 한국어 담당 부회장을 두며 ▶영역별 출제위원, 감수위원, 평가위원 선정 및 연구▶매년 7월에 실시하는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학술대회에 특강시간을 마련, 담당교사 교육▶예상문제집 발행 등 많은 노력을 해왔다. 

특히 올해는 20주년 특집으로 제4집을 발행했다. 5년전부터는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이미 출제된 문제 중에서 난이도를 분석해 좋은 문제를 골라 문제은행 체제를 갖추었다

■칼리지보드 주관 실제시험 현황
실제시험은 1년에 한번, 11월 첫째 토요일에 실시한다. 1997년 제1회 시험에 2,447명이 응시했는데 주관처의 예상을 훨씬 초과한 인원이라 감독교사와 교실을 재조정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즐거운 투정을 들었다.

20회까지 총 응시자는 6만1,824명이며(연평균 3,320명) 평균 점수는 800점 만점에 749점이다. 2007년 11회부터 4,000명을 넘기더니 2009년 13회에는 4,625명이 응시하여 평균점수 763점으로 정점에 이르렀고 2012년부터 다시 감소하여 2016년 고교졸업자는 1,891명까지 내려왔다. 평균점수는 764점으로 9개 외국어 과목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참조: 중국어 761점. 일본어 704점). 

■응시자 감소에 따른 시험폐지 가능성에 대한 우려
한국어가 채택된 후 첫 번째 시험을 앞두고 동포사회에 두가지 악성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근원지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걸림돌을 제거하지 않으면 응시자 뿐만 아니라 한국어 발전에 악재가 되기 때문에 필자는 칼리지보드에 서면 답변을 요청, 1997년 4월2일자로 브라이언 오렐리 SAT 프로그램 디렉터가 출제위원장 이정노 교수에게 다음과 같은 공문을 보내왔다. 

① 응시자가 적으면 시험이 폐지될 것이다
답변: The SAT II Korean Test is in absolutely no jeopardy of being dropped. That would make no sense. Korean is safe.
② 한국계 응시자는 고득점을 받아도 대학에서 인정을 해주지 않는다 -답변: College will accept SAT II Korean Test scores and will use them in exactly the same way they use other SAT test scores.

●감소원인-문제제기
① 한국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UC계열 대학들이 SAT subject test를 중시하지 않고 있다
② 주로 한국계 학생들이 응시했는데 한국인이 미국이민이 현격히 줄고있다
③ 장기적으로 보아 비한국계 학생들이 정규고등학교 한국어반에서 꾸준히 공부해 응시해야 하는데 한국어반 개설이 매우 힘들기도 할 뿐더러 몇년의 기간이 걸리는 길이다.
④ 주말한국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중•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이 핑계, 저 핑계로 중도에 그만두게 되는 경향인데 부모와 교사의 권유와 설득이 힘을 잃어가고 있다. 참고로 한국어보다 4년 먼저인 1993년에 첫 시험이 시작된 일본어는 2011년 1,966명이 응시한 후 한국어보다 연간 감소율이 완만하지만 올해 응시자는 1,332명이었다. 

■한국정부의 한국어 세계화 정책과 재미동포의 역할
한국학교 교사연수회의 단골강사이었던 고 이광규박사(재외동포재단 3대 이사장)는 미국에서 한국어가 대학입시 외국어 과목으로 채택된 것은 세종대왕이훈민정음을 창제하신 이후 최대 경사로 한국어를 국제적 언어로 승격시킨 쾌거라고 했다. 그 영향 때문에 한국인에 대해 배타적이며 차별을 해온 일본정부가 한국어를 대학입시 외국어 과목으로 채택하여 전국 5,450개 고등학교 중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247개교로 영어를 제외한 제2외국어로는 중국어(481개교) 다음으로 가장 많았다.(2005년 한일국교정상화 40주년 때의 통계자료)

‘세계화란 세계적으로 되거나 되게하는 것이다’.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인구는 전 세계에 10억이 넘고 그중에서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은 3억3,000만명이다. 영어는 이미 상업과 과학을 위시한 모든 분야에서 국제 공통어가 되었다. 

한국어 사용자 수는 남북한 인구를 합쳐 약 7,000만 명과 해외동포 약 700만 명을 더해도 7,700만명 정도니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인구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되게 하는 세계화’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조금씩 높아짐에 따라 경제 교육 외교 관계 학문교류 구직 한국문화(K팝. 태권도 등)에 대한 이해를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어 한국어 세계화에 이어 한식 세계화, 선비 정신 세계화란 말도 듣고 있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해외동포가 사는 곳이면 어디든지 주말한국학교가 자생하여 약 2,000개 학교가 있는데 그중 1,000개 학교가 미국에 있다. 공립학교에 한국어반이 꾸준히 개설되어 비한국계 학생들이 SAT한국어시험을 치고, 지금은 전혀 불가능한 듯한 미대학 선취학점 이수제도인 AP시험도 개설하여 재미동포가 다른 해외동포를 이끌어 가는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한국정부는 중국정부가 중국어의 세계 확장을 위해 설립한 단체인 Hanban을 지원하는 차원의 통 큰 후원이 절실히 요구된다. 
 
<출처: 2016년 10월 10일 미주 한국일보 교육칼럼>